금본위제 회귀 논의는 허상일까? – 극우 포퓰리즘과 금에 대한 신화적 기대
최근 미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 금본위제(Gold Standard) 회귀에 대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극우 포퓰리즘 정치세력을 중심으로, 불안정한 통화 시스템에 대한 반감과 함께 금을 ‘절대적 가치’의 상징으로 떠받드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금본위제로의 회귀는 현실적인 선택일까요?
1. 금본위제란 무엇인가?
금본위제는 통화의 가치를 일정량의 금에 연동시킨 화폐 제도입니다. 예컨대, 1달러는 1/35온스의 금으로 교환 가능하다는 식이죠. 이 제도는 1971년 닉슨 대통령에 의해 공식적으로 폐지되었고, 세계는 불태환 화폐 시스템(fiat money)으로 전환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부 정치인들과 경제 유튜버, 극우 성향의 유권자들 사이에서 “달러의 붕괴를 막기 위한 해법”으로 금본위제가 다시 언급되고 있습니다.
2. 금본위제 회귀 주장의 배경
금본위제 회귀론은 단순한 경제 주장을 넘어 정치적·이념적 상징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인플레이션 공포: 최근 몇 년간의 물가 상승으로 인해 달러에 대한 신뢰가 약화됨
- 중앙은행에 대한 불신: 과도한 양적완화와 부채 증가로 인한 통화 가치 하락 우려
- 정부 불개입주의 강화: 리버테리안, 극우세력은 금본위제를 ‘정부 간섭 없는 진정한 자유 시장’의 상징으로 인식
- 음모론적 내러티브: “엘리트들이 달러 시스템을 붕괴시킨다”는 음모론과 결합되며 대중의 지지를 얻음
3. 회귀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현실적으로 볼 때, 금본위제로의 회귀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현재 전 세계 외환보유고, GDP, 금 보유량 등을 감안할 때, 금은 단지 상징적 비율에 불과합니다. 또한 금본위제는 경제의 유연한 대응 능력을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어 현대 금융 시스템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대표적 반례로는 1929년 대공황 당시 금본위제의 경직성이 위기를 심화시켰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4. 금에 대한 ‘신화’는 계속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와 같은 비현실적인 회귀론이 계속해서 등장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단지 제도적 대안이 아닌, ‘금은 절대적인 가치’라는 신화적 믿음이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종교적 상징이나 문화적 내러티브와 유사한 구조를 지닙니다.
특히 불안정한 시대에는 금의 빛나는 이미지가 불확실성 속의 유일한 진실로 포장되며,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도구가 되곤 합니다.
5. 투자자로서의 관점
금본위제가 실제로 부활할 가능성은 낮지만, 그 논의 자체가 금 투자 수요를 부추기는 측면은 존재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를 하나의 정치·문화적 신호로 읽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 금본위제 회귀 주장 강화 → 금 수요 증가 → 금 가격 단기 급등
- 정치적 이벤트(선거, 디지털화폐 논의 등)와 연동된 금 테마 상품 인기 상승
따라서 금본위제 자체보다도, 그 상징성과 ‘신화적 기대’에 따른 시장 반응이 투자자에게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금본위제로의 회귀는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지만, 그 주장은 여전히 유효한 정치적 메시지로 작용합니다. 불안정한 경제 환경, 포퓰리즘의 부상, 금에 대한 신화적 믿음이 결합되며, 금은 단순한 자산을 넘어선 문화적·심리적 상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투자자는 이러한 흐름을 냉철하게 해석하고, 금의 본질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정치적 영향력까지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 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닌 정보 제공을 위한 콘텐츠입니다.